[논평]

 

가짜뉴스과잉규제 압박, 방통위 독립성 침해다.

 

8일로 예정됐던 범정부 허위조작정보 근절대책발표가 돌연 취소됐다. 이효성 위원장이 방통위가 마련한 대책을 발표하려 했으나 국무회의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대통령이 직접 강하게 질책을 하고, 총리가 보완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더욱 강력한 규제 방안을 가져오라며 사실상 퇴짜를 놓은 것이다.

 

방통위가 인터넷상 불법정보를 다루는 주무부처이기는 하나 방통위는 엄연히 법으로 독립성을 보장하는 독립위원회이다. 일반 독임제 부처처럼 대통령이나 총리가 일방적으로 지시와 명령을 내리고 이를 수행하는 기관이 아니다. 특히, 표현규제와 같이 고도의 전문성과 정치적 독립성을 요구하는 사안에 관해 대통령이나 총리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가짜뉴스과잉규제 압박은 방통위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다.

 

누차 강조하듯이 소위 가짜뉴스처벌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정부는 연일 가짜뉴스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작 및 혐오표현이 사회에 미치는 해악에도 불구하고 민주국가들이 자율규제와 미디어교육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이유를 살펴야 한다. 해외입법례를 살펴보아도 허위사실의 유포만으로 처벌하는 민주국가는 사례를 찾기 힘들다. 방통위가 자율규제를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한 것은 타당한 일이다. 언론에 알려진 방안들은 연초 업무계획에 포함됐던 것들인데, 1년도 채 안 되어 느닷없이 규제강화를 압박하는 것은 정치적 계기가 있거나 특정한 규제대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는 가짜뉴스대책을 국회와 시민사회를 통한 사회적 논의에 맡기고 한 발 물러서야 한다. 방통위를 쥐어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방통위는 이번 일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방통위는 독립성을 스스로 포기해왔다. 정치권력에 종속되어 권력의 도구가 되길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문화가 관행이 되어 현 정부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과잉 수사를 견제하고, 표현규제와 이용자보호 사이의 균형을 잡아야 할 방통위가 검경 등 수사당국과 합동으로 처벌 대책을 발표한다는 발상 자체부터 잘못된 것이다. 원칙을 지키려다 퇴짜 한번 맞았다고 이내 꼬리를 내린다면 방통위 독립성은 한 뼘도 자라나지 못할 것이다. 시민이 방통위에 요구하는 것은 정무적 판단이 아니라 독립성이다.

 

 

20181010

 

언론개혁시민연

(공동대표 전규찬, 최성주)

 

20181010[논평]방통위독립성침해.hwp

Posted by PC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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