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방통위 해체 명분 확인해주는 이계철 인사 내정


청와대가 이계철 씨를 방통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정통부 차관에 KT 사장 출신이 방송통신 규제기구의 수장이라니 당혹스럽다. 고대 영남 소망교회 출신 인사의 일관성이 돋보인다. 방송과 통신 정책을 수행할 소양과 이력, 전문성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방통위 해체의 필연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는 소식이다.

최시중 씨가 물러나도 제2의 최시중 씨가 자리를 이어갈 것이라 예상했던 바다. 방통위가 대통령 직속 기구로 되어 있고, 방통위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현행 제도상 이명박 대통령이 개과천선의 인사를 할 리 없는 일이었다. 이계철 씨는 최시중 씨가 방치하거나 못다 이룬 과업들, 가령 디지털 전환과 전파료 현실화 방기, 직접수신 무관심, 디지털 전환 후 보편적 방송 서비스 무대책, 거기다 주파수 경매, 재전송 제도 개선, 망 논의, 종편 안착과 같은 최시중 식 사유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8-10월로 예정된 공영방송 이사 추천/선임에 적극 개입 방송통제의 명성도 이어가려 할 것이다.

최시중 씨 후임은 최시중 씨가 벌여놓은 각종 불법과 비리 의혹을 뒤처리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세간의 시선은 틀림이 없다. 인사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지, 그리고 최시중 씨가 한 것처럼 청와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정치권력과 사업자들이 좌지우지하는 미디어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으려는 시민사회의 의지, 방송장악을 거부하고 진실의 저널리즘의 구현하려는 미디어 당사자의 실천은 총.대선에서 보여줄 민심의 향배와 맞물려 봇물을 이룰 것이다. 방송통신 규제기구를 개선하고, 방송과 통신의 사유화 정책 대신 공공적 정책의 줄기를 세워내고, 권력의 방송장악을 원천 봉쇄하고, 이용자의 권리 실현에 바탕을 둔 방송과 통신의 규제/진흥을 위한 제도 개선 대안이 제시될 것이다.

시민의 언론/커뮤니케이션 주권을 위해서는 방송과 통신 정책 패러다임을 사업자의 이해 우선에서 이용자의 권리 우선으로 바꾸어야 한다. 방송 관련 통합 규제/진흥은 ‘방송위원회’가 수행토록 함으로써 방송의 독립성과 언론의 자유, 미디어 커뮤니케이션권을 확장할 꾀할 때가 되었다. 문화부의 콘텐츠 진흥기능을 이관 하는 등 방송산업 진흥업무를 단일화하고 방통위의 방송규제기능, 특히 방송통신 융합으로 분류했던 IPTV 등을 포함하는 방송 전반의 정책, 규제. 진흥을 총괄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IT 정책 기능은 ‘정보·미디어’ 범주에서 다루어 정보통신기술(ICT)산업, S/W, 콘텐츠 분야 등은 같은 규제/진흥 체계 속에 둘 수 있다.

정권이 바뀌면 최시중 씨 이계철 씨, 나아가 김인규, 김재철 사장 같은 인사가 중단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사람이 바뀌면 제도도 민주화된다는 식의 자가당착에 빠자지 않는다. 지난 공영방송 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 추천에서 볼 수 있듯이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해서 규제기구의 민주적, 공공적 인사가 저절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방송의 공적 기능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 시민의 언론/커뮤니케이션 권리 확장, 미디어.통신.정보.문화 부문의 공공적 정책의 구현을 위한 제도 개선의 사회적 합의만이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최시중과 이계철 씨의 방통위는 퇴출 목록에 올릴 것이며, 방통위 해체 후 민주적 규제기구를 만들 것이다. 총선에서 확인되는 민심의 결과에 따라 그 시기는 훨씬 앞당겨질 수도 있으리라 기대한다.
 
2012년 2월 15일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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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8[논평]3사공동투쟁지지.hwp

 

[논평]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3사 공동투쟁을 지지한다

KBS, MBC, YTN. 3사의 언론노동자가 공동투쟁을 선언했다. 투쟁의 키워드는 3가지다. ‘공정방송 복원’, ‘낙하산 사장 퇴출’, ‘해고자 복직’. 이명박 정권 하에서 방송 3사가 공동으로 맞닥뜨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쳐 싸우기로 한 것이다.

‘공정방송 복원’은 2012년 언론계에 주어진 시대적 과제이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으로 무너진 방송저널리즘을 회복할 것을 언론계에 요청하고 있다. MBC가 먼저 일어섰다. MBC노조는 공영방송 정상화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걸고 열흘 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KBS도 들썩이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와 기자협회는 불공정보도에 앞장서 온 이화섭 신임 보도본부장의 임명을 거부하며, 김인규 사장 퇴진 투쟁을 선언할 예정이다. YTN 해직자 복직 비대위도 배석규 사장 연임 반대 서명운동을 들어가며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그리고 어제 이들 3사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싸우기로 결의하면서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을 청산하기 위한 투쟁이 들불처럼 번져 나가고 있다.

3사 공투위가 ‘낙하산 사장 퇴출’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불공정 보도의 뿌리에 낙하산 사장이 있기 때문이다. 김인규와 김재철, 배석규. 이 세 사람이 사장 자리에 앉아있는 한 공정방송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낙하산 사장 퇴출’은 ‘해고자 복직’의 전제조건이자, ‘공정방송 복원’의 출발점이다.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돌아올 사람들은 돌아오는 게 순리다.

이번 공동투쟁 선언에서 더욱 반가운 것은 방송 3사 구성원들이 독립적인 방송시스템 실현을 위해 공동대응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태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언론장악 부역세력에 대한 철저한 청산과 함께 재발방지책이 뒤따라야 한다. 어떤 정치권력이 등장하더라도 방송독립을 흔들 수 없도록 더 나은 제도를 상상하고 개발해야 한다. 좋은 해법을 마련하는 데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국민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정신으로 지혜를 모은다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한 겨울 혹한을 뚫고 떨쳐 일어난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방송의 독립이 보장되는 그 날까지 함께 싸울 것이다.


2012년 2월 8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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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이용자 배제, 미디어 독과점 부추기는 방통위

방통위는 방송사업자의 소유.규제 완화와 2010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결과 등을 논의했다. 방송사업자의 소유.규제 완화는 유료방송 독과점을 부추기고,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는 이용자의 권리를 배제하고 있다. 방송의 공적 책무 규제와 수용자/이용자의 접근권, 커뮤니케이션권 확장을 위해 노력해야 할 규제기구가 방송사업자의 독과점 요구에 휘둘리고, 무료방송사업자와 유료방송사업자를 구분하지 않고 시장 질서로 몰아가고 있다.
 
방통위는 방송사업자의 소유.규제 완화에 대해 △특정 방송사업자(KBS, EBS, MBC, PP 제외)의 매출액은 전체 방송사업자 매출 총액의 33%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 삭제 △지상파방송사업자는 위성방송사업자의 주식 또는 지분의 33%를 초과하여 소유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 삭제 △SO․위성방송사업자는 전체 PP수의 1/5를, PP는 전체 SO방송구역의 1/3을 초과하여 경영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 삭제 △지상파방송사업자는 방송권역별로 1개의 지상파DMB사업만 경영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삭제 △MSO는 전체 SO가입가구 수의 1/3, 전체 방송구역의 1/3을 초과하여 경영할 수 없도록 한 규정 중 방송구역 제한 삭제, 가입가구 수 제한은 전체 유료방송 가입가구 수의 1/3제한으로 변경 등의 내용을 담았다. SO는 도입 초기 지역성, 분산, 다양성 등의 가치를 내걸었고 지역 독점권을 바탕으로 소유.겸영 규제를 받았다. 초기에는 SO, PP, NO간 겸영도 불가능했다. 2000년 통합방송법이 시행되면서 3분할을 SO-NO와 PP로 양분하고 복수SO와 복수PP가 허용됐다. 그러나 SO는 PP지분의 10%까지, NO는 SO지분의 10%까지 소유하도록 규제했다.

MSO의 SO 소유가 7개까지 허용되면서 MSO가 박차를 가하게 됐고 오늘날 복수의 SO를 겸영하는 MSO(Multiple System Operator), 복수의 PP를 겸영하는 MPP(Multiple Program Provider), 복수의 SO와 PP를 겸영하는 MSP(Multiple System Program Operator) 등 케이블산업의 지배적 지위가 확보되었다. 방통위는 여기에다 매출액 규제 완화, 소유 규제 완화, 방송구역 제한 해제, 가입가구수 제한 완화 등 독과점을 강화하는 정책을 내놓고, 올 3월 방통위 의결, 4월 법제처 심사, 5월 차관.국무회의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방통위의 소유.규제 완화 정책은 지역성, 분산, 다양성 등 SO의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할 뿐 아니라, 유료방송 이용자를 늘려 이윤을 뽑아내려는 미디어기업의 이해만 보장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이처럼 규제기구가 방송사업자의 독과점 요구에 휘둘리다보니 거대 방송사업자들은 재전송을 둘러싼 잇권 쟁탈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MSP는 예고도 없이 방송 송출을 중단하는 흉악한 행위도 서슴지 않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방통위가 제시한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는 무료보편적서비스 방송사업자와 유료방송사업자를 구분하지 않은 채 공급 및 수요 대체성을 들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절대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또한 방송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자율적 선택권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 시장주의 미디어 정책의 결정판이다. 이로 인해 무료보편적서비스를 감당해야 할 지상파방송은 프로그램 재전송과 채널, 광고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는데 급급하고, 1900만 가구를 대상으로 벌어지는 유료방송플랫폼 사업자들의 가입자 확보 경쟁은 백병전을 방불케 한다.

연말로 다가온 지상파 디지털 전환은 단지 무료방송플랫폼의 방송서비스 변화만이 아니라 유료방송플랫폼 시장의 재편도 동시에 이뤄야 할 중요한 계기이지만 시민의 기본권을 고려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무료보편적서비스를 위한 지상파방송에 대한 규제/진흥과 유료방송플랫폼 사업자의 공정 경쟁 및 이용자의 자율적 선택권을 보장하는 유무료 규제/진흥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미디어 독과점과 콘텐츠 상업화에 따른 폐해는 확대되고,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독과점 강화 정책과 방송시장 경쟁을 부추기는 정책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현 방송통신 규제기구의 해체 및 공적 재편 요구는 불가피하다. 누구를 위한 방송과 통신이고 누구를 위한 규제기구인지 근본을 물어야 할 시점이 되었다.

2012년 2월 2일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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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속 보이는 KBS의 수신료 기습 작전

 

KBS가 2월 국회를 앞두고 수신료 인상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긴급 기자회견이라기보다 기습 기자회견이라 하겠다. 2월 국회 미디어렙법 제정 때 끼어 넣으려는 술책이다. 우습지만 18대국회 막판까지 총력과 분투를 다하는 김인규 사장과 경영진에 참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KBS는 국민 64%가 수신료 인상안 조속 처리를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밀었다. 여론조사 문항을 살펴보면 유도성 질문임이 빤히 드러난다. 문항은 수신료 인상액 1000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KBS 수신료는 다른 나라에 비해 어느 정도인가, 국회가 책임감을 갖고 수신료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의 수신료 인상구조는 정치권이 이해득실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적절하지 못하다, 비정치적인 수신료산정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등이다. 1000원을 액수를 묻는 질문에,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질문을 하는데 반대가 많으면 이상한 일이다. 현재의 수신료 인상구조가 문제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시민이 누가 있는가. 수신료위원회는 시민사회가 대안으로 내놓은 의견인데 ‘비정치적인’ 이라는 비겁한 수사까지 덧붙여 묻는데 반대할 시민이 어디 있겠는가. 이런 식의 유도성 설문조사라면 국민 64%가 아니라 90% 이상의 동의도 끌어낼 수 있겠다.

 

18대국회 수신료 인상안 추진은 지난해 6월 국회, 도청 사건과 함께 사실상 막을 내렸다. 평가도 끝났다. 현행 수신료 인상제도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이사회는 KBS 경영에 관한 법적 최고의결기관이지만 집행구조가 없는 비상임 체계로 실질적인 기능을 담보하지 못한다. 이사회는 KBS 경영, 편성, 여론 등에 대해 자체적인 조사.평가 능력을 갖추지 않고 있다. 재정 투명성 역시 감사원 감사를 통하지 않고서는 담보하기 어렵다. 거액의 BCG 컨설팅 의뢰에서 확인되듯 수신료 산정(인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신료 수혜 당사자가 수신료 인상안을 제시하는 구조로는 똑같은 인상안을 내놔도 구조적.문화적 저항을 피하기 어렵다. 공사의 공적 책임과 경영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이사회에 있지만 경영의 실질적인 권한은 경영진이 전폭적으로 행사하는 구조, 즉 이사회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서 경영에 관한 주요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불합리한 체제이다. KBS도 이번 설문조사를 하면서 이같은 불합리성을 자인한 셈이다. 이사회가 국민 동의없이 심의.의결한 걸 방통위에 보냈고 방통위 역시 합의하지 않은 채 국회에 보낸 1000원 인상안을 이제 와서 처리하려 나서는 건 도둑놈 심보가 아니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KBS의 주장대로 현행 수신료 제도가 문제라면 현행 제도에서 비롯된 1000원 인상안은 포기하는게 맞다. 여론 결과처럼 새 제도 도입과 함께 공영방송 재원 문제를 논의하면 된다. 미디어렙법 제정에 꼽사리끼려는 술책 부리지 말고 깔끔하게 접고 가길 바란다.

 

2012년 2월 1일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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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최시중의 업적과 마지막 미션

  

보통 공직자가 사퇴 기자회견을 하면 자가용을 타고 집무실을 떠나기 마련이다. 최시중 씨는 달랐다. 사퇴 표명 이후 곧바로 방송통신위원회를 떠나지 않고 14층 위원장실로 올라갔다. 이윽고 후임 위원장이 선임되기까지 위원장 직무를 유지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시중 비리 국면을 회피하려는 꼼수이자 최시중과 제2의 최시중 위원장 사이 하루도 통제의 공백을 둘 수 없다는 권력의 의지로 풀이된다.

최시중 씨는 4년간 눈부신 업적을 세웠다. 단연 방송 통제가 압도적이다. YTN과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파견, 양심적이고 비판적인 언론노동자 축출, 방송사의 관료제적 강화, 탐사 저널리즘의 조직적 억제와 비판적 프로그램의 편성 배제, 뉴스 프로그램의 연성화, MBC에 대한 방송통신위원장의 소위 ‘정명’ 요구, 지역 MBC 통폐합, 광고시장 확대를 위한 수신료 인상 추진 등 하루도 조용하게 지나는 일이 없었다. 조중동방송 도입은 시종일관 스펙터클했고 미디어렙법 제정은 수수방관했다. 일관되게 방송의 치안화, 미디어의 상업화를 이끌었다.

최시중 위원장은 규제 완화의 외피를 쓰고 미디어 소유.겸영의 경계를 허물었다. 미디어자본은 독과점의 자유를 누리고, 시민은 가입비와 이용료를 내고 콘텐츠를 구입하는 소비자로 전락했다. 지상파방송사업자와 유료방송사업자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사업자를 시장 질서 안으로 끌어들였다. 방송시장 획정으로 미디어의 전부를 시장에서 사고파는 물건으로 뒤바꿔놓았다. 지상파방송사업자와 유료방송사업자의 재전송을 둘러싼 이권 쟁탈, 지상파방송의 자사렙 설립 추진, 무료보편적 서비스 방관 따위의 시민에 대한 배신 행위를 반드시 방송사업자의 탓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이다.

정연주 사장 축출 이후 보궐 사장을 지낸 이병순과 후임 김인규 사장은 미션이 같았다. 두 사장의 통치 스타일을 들어 디테일의 차이를 거론하는 건 본질이 아니다. 홍씨든 송씨든 고씨든 최시중 위원장을 잇는 제2의 최시중이 누구인가를 따지는 건 한가한 일이다. 제2의 최시중 위원장은 고위공무원 인선, 주파수 경매, 망 논의, 재전송 제도개선, 종편 안착 특혜 등 최시중 위원장이 못다 한 방송통신의 사유화 정책을 이어갈 것이다. 무엇보다 최대의 미션은 총대선 기간 동안 공영방송사 통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8월-10월 사이 KBS와 EBS, MBC방문진 이사를 교체해야 한다. 총선의 결과와 관계없이 7:4 또는 6:3의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재생산하기 위해 갖가지 공작을 펼칠 것이다.

최시중 위원장을 법정에 세우는 것은 촌각을 다툴 일은 아니다. 대충 넘어갈 일은 물론 아니다. 고통받은 시민들이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테고 머지 않아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이제 방송과 통신의 치안체제를 민주적 체제로 바꾸기 위해 본격적으로 방통위 해체와 대체 제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시민의 언론/커뮤니케이션 주권을 위해서는 방송과 통신 정책 패러다임을 사업자의 이해 우선에서 수용자/이용자의 권리 우선으로 바꾸어야 한다. 방송 관련 통합 규제/진흥은 ‘방송위원회’가 수행토록 함으로써 방송의 독립성과 언론의 자유, 미디어 커뮤니케이션권을 확장할 꾀할 수 있을 것이다. IT 정책 기능은 ‘정보·미디어’ 범주에서 다루어 시장을 예측하고 소비자와 산업 간 조정역할과 통합 비전이 요구되는 바 정보통신기술(ICT)산업, S/W, 콘텐츠 분야 등은 같은 규제/진흥 체계 속에 둘 수 있다. 얼마든지 민주적인 대체 제도 논의를 할 수 있고 지금 시작해야 한다. 방통위 대체 제도 논의는 최시중치안체제의 청산의 시작을 의미한다. 최시중체제의 청산은 무늬만 바뀐 최시중 치안체제가 아니라 방송통신의 이용자 민주체제를 만드는 일이다.

2012년 1월 30일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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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장악-조중동특혜-종편돈봉투

‘부정부패의 몸통’최시중을 즉각 수사하라!

 

아무리 정권 말기라고 하지만, 이건 너무하다. 자고나면 새로운 비리와 뇌물사건이 터진다. 하지만 몸통은 도망가고 꼬리만 남아 버둥대고 있다. 아마도 살아있는 권력의 최고실세인 ‘6인회’의 멤버들이 그 주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BBK 사기사건, 4대강 비리, 내곡동사저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휘청거리고 있고, 그 형인 이상득 의원은 최측근 보좌관의 뇌물 수수로 벼랑 끝에 몰려있으며, 박희태 국회의장은 당대표 경선에서 돈봉투를 살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했던가?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이자 그의 제방(堤防)이 되기를 공언했던 최시중 역시 온갖 권력남용과 비리의혹이 터져 나오더니 2009년 언론악법 통과 직후 국회 문방위 소속 의원들에게 ‘수고비’로 해석되는 돈봉투를 살포했음이 드러났다.

26일자 한 일간지의 기사에 따르면,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모 의원의 보좌관이 “지난 2009년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이 의원실로 찾아와 최시중 위원장이 해외출장 갈 때 용돈으로 쓰라고 했다며 500만원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당시는 2009년 7월 언론악법이 한나라당에 의한 재투표, 대리투표 등 위헌.불법적 행위로 날치기 처리된 직후이며, 문방위 소속 일부 의원들이 해외출장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언론장악의 주모자로서 최시중이 언론악법을 처리해준 의원들에게 ‘답례’로 돈봉투를 전달한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이번 ‘종편 돈봉투’ 폭로로 분명히 밝혀진 사실은, 정용욱이 보여줬던 무소불위의 힘과 광폭의 행보를 가능하게 한 진정한 배후가 최시중이었으며 정용욱은 그의 수족에 불과했다, 공영방송 장악과 조중동종편 탄생을 중심으로 한 최시중의 언론장악 기도가 사실이었음이 드러났다, 최시중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전달한 뇌물의 출처가 어디인지 또한 누가 돈을 받았는지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최시중은 “어느 하나도 실체가 없는 설에 불과하다”며 공영방송 장악, 조중동 특혜, 연이어 터지고 있는 비리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그의 호위대 노릇에 바쁜 방통위 역시 정부기관의 위신따윈 내팽개치고 패악한 두목 한명을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는 이미 방통위의 ‘두목’ 최시중이 스스로 사퇴하고 법의 심판대에 오를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장기 집권을 위해 국민의 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고, 조중동 족벌을 위한 보모(保姆)를 자임하며 종편의 직접영업을 허용해 주고 황금채널 배정을 위해 유료방송사업자들과 부화뇌동하더니, 급기야 광고주들에게 종편 광고를 하라며 겁박하기까지 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방송예술진흥원 김학인 이사장으로부터 수억 원을 받았고,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SK로부터 돈을 받았으며, KT의 2G서비스 조기종료를 위한 KT의 위법.탈법 행위를 눈감아주고, 통신재벌에게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를 헌납하려 하며, 정연주 전 KBS 사장에게 정치적인 핍박을 가하는 등 최시중은 탐관오리의 전형이자 비리의 종합세트라 할 만하다.

우리는 최시중의 비리 의혹에 대한 즉각 수사와 함께 의원들에게 제공된 돈의 출처와 누구에게 전달되었는지를 명확히 수사하고 이를 국민 앞에 밝힐 것을 검찰에 요구한다. 우리 형법은 뇌물을 받고 전달한 자와 그것을 지시한 자를 동일한 죄로 처벌하고 있다(형법 31조,129조,133조). 정용욱의 수뢰죄가 드러나면 최시중 역시 그 몸통으로서 처벌받아야 한다.

아울러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도 최시중에게 받은 돈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할 것을 요구한다. 그것이 언론악법을 날치기로 통과시키며 국민을 분노케 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뒤늦게나마 국민에게 속죄하는 길이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요구한다. 언론악법자체가 국민 절대다수의 반대 속에 위헌.불법적으로 날치기 처리된 데에는 박근혜 위원장의 막판 동조가 결정적이었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종편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공권력의 사유화를 초래한 데 대해 어떤 책임을 느끼고 있는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

우리는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최시중 즉각 사퇴 촉구 언론인 1만명 선언운동에 돌입한다. 또한 시민들과 함께 방통위 앞에서 거리서명운동과 사퇴촉구 촛불문화제 등 다양한 형태의 대중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권불십년,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최시중은 인생의 말년에 노욕에 빠져 진창에서 허덕대는 짓거리는 그만 걷어쳐라. 그릇된 길로 빠져 권력에 영합한 폴리널리스트의 말로를 우리의 경계로 삼으며 우리의 충고를 전한다. “힘있는 자만을 향하던 교묘한 처신은 하늘의 노여움을 샀고 양심있는 언론인임을 참칭하는 교활한 언사는 땅의 분노를 샀다. 온갖 부정과 비리로 오명(汚名)이 이미 높았으니 넘침을 알고 그만 두시게나” (끝)

2012년 1월 27일

조중동방송퇴출무한행동,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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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방송 댓가 뇌물, 최시중은 즉각 사퇴하라!

- ‘입법 날치기 용역’ 한나라당 문방위원 전원 수사하라!

 

점입가경이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박희태 돈봉투, 서울시장 보궐선거 디도스 공격 돈봉투, 돈봉투, 돈봉투. 숱한 돈봉투 사건으로 정당이 간판을 바꿔달려고 하는 이때에 참으로 경악할 만한 돈봉투 사건, 정확하게는 ‘뇌물’ 사건이 또 터졌다.

 

어제 아시아경제신문에 따르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양아들로 최측근인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이 지난 2009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정 전 보좌역으로부터 직접 돈 봉투를 건네받았다는 당시 문방위 소속 A 의원 보좌관은 26일 기자와 만나 "정 보좌관이 국회의원회관 의원실로 찾아와 명함을 건네며 최시중 위원장이 (의원이) 해외출장을 갈 때 용돈으로 쓰라고 전해달라며 500만원을 건넸고, 봉투에는 5만원짜리 신권지폐로 100장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일자리 2만개 창출, 여론다양성, 글로벌 미디어그룹 육성이라는 온갖 거짓말로 조중동방송을 날치기시킨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당시 문방위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입법 로비’를 한것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점은 돈봉투를 건넨 시점이 불법 특혜의 총아인 조중동 방송을 탄생시킨 미디어법 국회 날치기 통과 직후라는 점이다. 이는 조중동 방송에 대한 날치기 댓가인 ‘입법 답례 뇌물’이자 야당과 언론인들을 짓밟은 ‘입법 날치기 용역비’인 것이다.

 

정용욱 전 방통위 보좌역이 최시중 위원장의 양아들로 온갖 심부름과 방통위 실세노릇을 해왔지만 EBS 이사선임 관련 수억원의 로비의혹수사와 이번 입법 로비 답례 뇌물 의혹까지 해외로 도피한 정용욱은 비리의 깃털일 뿐 모든 화살의 과녁은 몸통인 방통위원장 ‘최시중’으로 모아진다.

 

이번 뇌물 사건은 방통위 최시중 위원장만이 아니라 조중동 방송 탄생을 위해 입법 뇌물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한나라당 문방위 국회의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진상조사가 필요한 중차대한 사안이다. 당시 언론악법 날치기를 위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민 80%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불물가리지 않았고 날치기 통과를 위해 몸싸움과 대리투표, 재투표의 돌격대로 자임했었다. 고흥길 문방위원장, 나경원 한나라당 간사, 조선일보 출신 진성호, 강승규, 구본철, 김금래, 성윤환, 안형환, 이경재, 이정현, 정병국, 주호영, 최구식, 한선교, 허원제, 홍사덕, 친박연대 김을동 의원까지 뇌물 수수 의혹 대상이자, 검찰 수사대상이 되어야한다.

 

 최시중은 정연주 전 KBS사장의 대법원 무죄판결에도 책임지겠다고 한 공식 발언마저 사퇴거부로 버텼고, 정용욱의 혐의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버티고 있는 가운데 터진 비리사건이라 이번에는 또 어떤 오리발을 내밀지 그동안의 전례로 충분히 예측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조속한 진상규명과 공정한 수사를 위해 도피한 정용욱에 대한 해외 공조 수사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즉각적인 사퇴와 검찰의 구속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또 조중동 방송 입법에 대한 로비자금인 뇌물을 지원한 출처에 대해서도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

 

2012년 1월 27일

언론사유화 저지및 미디어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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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6[논평]MBC투쟁지지.hwp

 

[논평]

MBC기자들의 공정방송 투쟁을 지지한다

- 공영방송 복원을 위해 연대하고 투쟁하라!

 

MBC기자들이 공정방송 투쟁으로 새해를 열었다. MBC취재기자와 카메라기자들은 뉴스의 공정성 회복과 보도부문의 인적쇄신을 요구하며 어제 아침 6시를 기해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MBC기자회 비대위는 지난 18~19일 찬반투표를 실시해 84%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제작거부를 결의했다. MBC노조도 오늘부터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새해 벽두부터 공영방송 MBC를 되살리기 위한 투쟁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MBC기자들이 공정보도를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작거부 첫날인 어제는 180여명의 기자들이 참가해 90%가 넘는 높은 참가율을 보였다. 이렇게 투쟁의 열기가 고조된 배경에는 MBC의 불공정, 편파보도가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MBC기자회는 지난 6일 성명에서 “지난 1년, 숱한 이슈를 다룰 때마다 MBC뉴스는 일관되게 비정상적인 길을 걸었다”며 “역사의 시계를 87년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렸다고 해야 할 정도의 침묵과 왜곡의 연속이었다”고 참회했다. 제작거부에 참가한 한 기자 역시 “불량품을 만들지 않겠다는 직업윤리의 하한선이 무너졌다”며 침통한 심경을 밝혔다.

 

MBC에 대한 시민들의 차가운 여론도 기자들의 위기감을 부추겼다.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MBC가 처한 가장 큰 불행은 신뢰의 상실이다. 신뢰도 1위였던 공영방송 MBC가 공분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시청자들은 떠나갔고, 급기야 MBC카메라가 조롱을 받고, 쫓겨나는 일이 수차례 일어났다. 취재현장에서 'MBC'라는 자부심이 무너졌다. 이번 제작거부에 카메라기자들이 대거 동참하고 나선 것은 현장에서 몸으로 겪은 신뢰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반증하는 대목이다. 어제 발표된 언론학자 조사에서도 MBC는 공정성에서 YTN과 KBS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MBC투쟁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예전 같지는 않다. 일각에서는 이번 투쟁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위기 때마다 촛불이 반짝이던 여의도 MBC앞 거리도 아직 어둠이 드리운 채 한산하다. 그렇다고 실망할 일은 아니다. MBC구성원들은 시민들의 신뢰를 되찾을 해법을 이미 알고 있다. 스스로 밝힌 대로 “MBC가 지난 몇 년간 벌여 온 잘못들을 진실로 사과하고 깊은 반성을 통해 시청자가 원하는 방송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이번 투쟁은 그 길로 내딛는 첫 걸음이다. 우리는 숱한 위기를 단결과 투쟁으로 돌파해온 MBC의 전통을 믿는다. 공영방송 MBC를 짓밟은 김재철과 그 일당을 심판하기 위해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 더 좋은 뉴스를 만들기 위해 취재기자와 카메라기자가 마음을 합쳐 한 목소리를 낸 것처럼, 더 좋은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해 MBC안의 모든 집단이 뜻을 모으고, MBC의 안과 밖이 다시 힘을 합칠 때이다.

MBC구성원들이여, 공영방송 복원을 위해 더 크게 연대하고 가열차게 투쟁하라! 우리는 MBC기자들의 공정방송 투쟁과 MBC노조의 총파업 투쟁을 뜨겁게 지지할 것이다.

2012년 1월 26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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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시민 바보 취급하는 방송사업자들

 

씨제이헬로비전 등 케이블방송(종합유선방송사업자)이 KBS2의 디지털 및 아날로그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케이블방송 이용자는 1월 16일 오후 3시부터 17일 오후 7시까지 28시간동안 KBS 2TV를 볼 수 없었다. 사업자간 분쟁에 의해 시민의 보편적 접근권이 봉쇄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시민의 권리 침해가 명백한만큼 재발 방지 조치, 분쟁 사업자 책임 추궁, 규제기구의 정책 개입에 대해 차분하고 엄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국가는 모든 시민이 접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을 통해 미디어 정보를 제공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아울러 미디어 주권자는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정보를 수집하고 취사선택할 수 있는 정보의 자유를 갖는다. 현행 방송법과 저작권법에 따르면 KBS1과 EBS를 의무재전송 채널로 지정하되 동시 중계방송 권리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를 제외한 다른 지상파방송사업자는 동시 중계방송 권리를 갖는다. 따라서 유료방송사업자가 허락을 받지 않고 지상파방송을 재전송할 수 없다. 한편 케이블방송은 지상파방송이 갖는 무료보편성의 특성과 난시청 해소 기여를 들어 재전송 대가를 요구해왔다. 이처럼 사업자간 각각의 권리를 둘러싼 분쟁과 협상의 여지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 그러나 송출 중단 같은 실력 행사로 인해 이번처럼 시민의 정보 취득.향유의 자유가 침해되는 일은 두 번 다시 용인할 수 없다. 방통위 한 상임위원의 말대로 지난 해 11월 HD 송출 중단과는 질이 다르고 매우 악의적인 횡포인지라 응분의 책임이 따라야 한다.

방통위는 예고된 사업자간 분쟁을 효과적으로 조정하지 않았다. 지상파방송과 케이블방송은 지난 2007년부터 재송신 대가를 둘러싼 갈등을 빚어왔다. 2009년 11월 지상파방송은 재송신 금지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2010년 9월 지상파방송 저작권 인정, 지상파 동시 재전송 행위 금지를 골자로 한 판결이 났다. 방통위는 제도개선 전담반을 운영했지만 사실상 사업자간 협상을 수수방관하는 모습이었다. 2011년 11월28일 양 사업자간 협상이 결렬되자 케이블방송은 8일간 KBS2, MBC, SBS의 HD 방송 송출을 중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방통위는 지상파의 간접강제 신청 때 보여준 태도와 마찬가지로 지상파를 설득한다는 이상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케이블방송이 지상파방송 재송신 중단을 위해서는 주요시설 변경 승인과 약관 변경 신고가 필요한데, 방통위는 이를 불허함으로써 재송신 중단을 저지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케이블방송이 1년 이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감내하고 중단할 경우 막을 방법이 없고, 결국 과징금과 과태료 몇 푼으로 씨알이 먹히지 않는 현실과 조우하고 말았다. 종합편성채널 도입 등 정책 집행에서 보여준 속전속결의 특혜 개입과 비교할 때 기존 사업자간 분쟁에 대해서는 사업자끼리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극히 자유방임적 태도를 보여준 셈이다.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방송사업자와 케이블, 위성을 사용하는 유료방송사업자 사이 분쟁의 배경에는 방송의 직접 도달 범위의 문제 즉 직접수신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방통위는 유무료 방송사업자를 구분하지 않고 시장 논리를 설파하고 경쟁 부추기에 바쁜 지라 무료보편적 방송서비스를 위한 직접수신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 유료방송 이용자는 지상파방송을 잘 보기 위해 유료방송에 가입한다. 2011년 KISDI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료방송 이용자의 80.2%가 지상파방송 시청 가능 여부가 중요하다고 응답했고,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2%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지상파방송을 보기 위해 2중의 수신료 부담을 지면서 유료방송에 가입한다. KBS는 법원의 판결을 들어 케이블방송의 송출 중단에 비난을 퍼부었지만, 난시청 해소 등 직접수신을 확대하는 노력은 안 한다. MMS 등 무료보편적 방송서비스에 관한 KBS의 계획과 방통위의 정책은 동시에 실종됐다. 이런 와중에 시민을 볼모로 한 지상파방송사업자와 케이블방송사업자의 실력 행사가 벌어진 것이다. 100원이든 280원이든 잇속 대로 합의하더라도, 부디 사업자들은 재송신 대가의 원천이 시민의 수신료라는 점을 상기하는, 최소한의 염치는 갖추길 바란다.

2012년 1월 18일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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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공영방송 규제감독기구 대안 논의하자
- 정연주 사장 대법원 무죄 판결에 부쳐

대법원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08년 8월 11일 이명박 대통령은 임면권 논란 속에 KBS이사회의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에 서명했고 3년 5개월이 훌쩍 지났다. 정연주 전 사장이 있어야 할 자리를 이병순, 김인규 낙하산 사장이 앗아갔다. 그동안 정연주 전 사장과 시민이 받은 고통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어떤 형태로든 보상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재발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정권 초기 KBS 사장을 갈아치우기 위해 청와대, 감사원, 교육부, 학원, 방송통신위원회, 검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감사원은 2008년 6월11일 KBS 특별감사에 착수한 지 55일 만에 기습 결과를 발표하며 정연주 전 사장에게 부실 경영 책임을 물었다. 교육부는 동의대에 압력을 가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신태섭 KBS 전 이사 해임 및 보궐이사 추천을 단행했다. KBS이사회는 자신의 권한과 상관없는 ‘사장 해임권고’라는 월권을 행사했다. 검찰은 무리한 기소로 가담했고, 서울행정법원은 정연주 전 사장이 낸 해임집행정지신청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사장 바꿔치기 공작의 핵심은 이사회였다. 11명의 이사 중 유재천, 방석호, 박만, 강성철, 이춘호, 권혁부 등 6명의 이사들이 일사천리 움직였다. 이명박 정권은 이사회가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약한고리임을 간파하고 집요하고 신속하게 모의를 성사시켰다.

이병순, 김인규 사장은 정권의 지령에 따라 공영방송을 이끌었다. 이윽고 공영방송은 정체성을 상실했다. 방송의 공적 역할에 관한 한 정권이 도입한 종합편성채널과 구분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공영방송은 시민의 머리와 가슴에서 잊혀지거나 버려졌다. 그래서 정연주 전 사장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묻는다. 이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독립적인 이사회의 구성과 운영, 역할 재정립을 위한 근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KBS이사회가 규제감독 기구로 제 기능과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하고 동시에 KBS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여야가 7:4, 8:3 식으로 이사의 숫자를 나눠먹고 KBS경영진이 이사회를 좌지우지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사장 선출과 같은 중대 사안을 이사회 과반으로 의결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수신료 문제는 정치독립적인 수신료 산정.배분 제도 도입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어떤 정치권력이 등장하더라도 공영방송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선전 수단으로 악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규제감독 기구로서의 권위와 집행력을 갖추는 ‘정치적인 것’을 이루어야 한다.

공영방송 KBS의 대의적 기능은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내버려둘 일은 아니다. 정권교체가 답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악순환의 반복을 부른다. 방향과 해법은 어렵지만 간명하다. 공영방송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다시 묻고, 공영방송의 자주권 확보 방안에 대해 사회적 공론에 부치는 일이다. 규제감독기구라고 하기에는 쭉정이나 다름없는 현 이사회 제도를 회의하고 정치권력과 권력화된 KBS 모두로부터 독립하는 규제감독기구를 만드는 일, 공영방송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주체들이 힘을 모은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2012년 1월 13일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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