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리셋 KBS!, 투쟁은 이제부터

 

리셋 KBS를 외치며 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가 파업 95일만에 ‘공정방송 실천’이라는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취재제작 현장으로 복귀하게 된다.  

 

사장과 위원장이 참석하는 대선 공정방송위원회 설치, 탐사보도팀 부활, 대통령 주례 방송 폐지, 고소 고발 해결, 징계 최소화, 보복성 발령 철회, 본부장 인사 평가 등 노사 잠정 합의가 지난 6일 있었고, 7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승인되었다. 오늘 조합원 총회에서 인준되면 바로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KBS 본부는 엄경철 전 위원장 등 전임 집행부에 대한 징계철회와 기자협회의 제작거부의 단초가 된 이화섭 보도본부장 인사 철회, 또 모든 사태의 근원인 김인규 낙하산 사장 퇴진을 촉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었다. 김인규 사장에 대한 퇴진은 이루지 못했지만 어려운 여건에서 그나마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성과는 공정한 대선 방송을 위한 기구 설치 약속과 탐사보도팀의 부활 등이다. 또 취재보도제작의 제작자율성이 개선될 수 있는 내부적 장치의 단초를 제시한 것은 소중한 승리로 평가될 수 있다.  

 

MB정권 4년차 정권 홍보 방송으로 변질된 공영방송의 처참한 몰골을 우리는 이번 총선방송에서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소멸된 것으로 믿었던 유신 잔재가 회생해 민주주의를 짓밟고 이념 논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기에 이르렀다.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현장에 돌아간 KBS 본부 조합원들이 공정보도를 실질적으로 쟁취할 수 있도록, 또한 KBS를 제대로 리셋해 낼 수 있도록 언론연대는 아낌없는 지지와 강력한 연대 대오를 유지할 것이다.  

 

95일이라는 KBS 역사상 최장기 파업의 값진 경험이 조합원들에게는 공영방송과 제작자율성을 지킬 수 있는 든든한 동력이 될 것이다. 공정방송의 중요성을 몸으로 체험한 돈으로는 살수 없는 값비싼 교육의 현장이었으리라 믿는다. 특히 언제 어디서건 조합원들은 언론파업을 지지하기 위해 함께 연대해 온 각계 각층 투쟁 사업장 동지들, 여의도에서 함께 투쟁해온 시민사회 단체와 헌신적인 활동가들, 해남 땅 끝 마을에서 직접 떡을 들고 온 시민, 파업일수 만큼 계란을 쪄온 주부, 은행알 목걸이에 공정방송을 새긴 꼬마 아이, 조합원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그려낸 화가들, 트위터 등 인터넷으로 연대해온 수많은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을 가슴에 새기며 잊지 않길 바란다.  

 

파업 종료와 현장 복귀는 곧 더 큰 전쟁의 현장으로 복귀하게 됨을 의미한다. 낙하산 사장 퇴진 투쟁과 낙하산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 개정 투쟁, MB 정권의 언론장악 진상조사와 청문회, 해직 언론인에 대한 복직투쟁은 여전히 멈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자 언론인들의 책무이다. 특히 파업 131일째인 MBC와 4년째 투쟁중인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 부산일보 투쟁을 알리는 보도투쟁을 통해 파업 중인 동지들을 제대로 지켜주길 기대해본다.  

 

언론연대 또한 이번 KBS 본부의 노사합의가 종이로만 머무르지 않고 시청자, 국민들을 향한 공정보도와 진실보도, 알권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견인할 것을 약속한다.  

 

2012년 6월 8일

언론개혁시민연대

Posted by PCMR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