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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논평]문 닫는 닷페이스, 한국 사회의 불행한 언론환경을 보여준다

by PCMR 2022. 5. 4.

[논평]

문 닫는 닷페이스, 한국 사회의 불행한 언론환경을 보여준다

 

독립미디어 닷페이스가 설립 6년 만에 문을 닫는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언론연대는 닷페이스팀이 그동안 보여준 여러 활동과 해산이 가지는 의미와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곧 불행한 한국 언론환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닷페이스는 2016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달라야 하니까, 새로운 상식을 만드는 미디어를 표방하며 등장했다. 그만큼 여성·장애인·성소수자·이민자를 비롯한 소수자 인권과 청년(노동 및 주거), 기후 위기와 환경, 동물권 등 다양한 영역에서 560개가 넘는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왔다. 지난 3월에는 국제 앰네스티 언론상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2, 조소담 대표는 뉴스레터를 통해 “6년간의 여정을 끝내고, 2022년 여름 해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닷페이스라는 미디어를 통해 유통된 콘텐츠는 한국 사회에서 꼭 필요한 목소리였다는 게 중요하다. 닷페이스 서비스의 중단은 그렇기에, 그 목소리들이 사라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언론연대가 우려하는 부분은 여기에 있다.

 

닷페이스가 문을 닫게 된 배경에는 재정적 어려움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닷페이스 역시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었고, 소진되는 마음과 부족한 역량의 문제도 있었다면서 닷페이스 시작 이후 위기 때마다 여러 방법으로 돌파구를 모색해왔다. 그러나 자원의 한계를 느끼고, 한계를 돌파할 에너지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닷페이스는 그동안 피플 멤버십 도입, 영상 포맷의 변경, 아티클 서비스, 숏츠 제작 등의 실험을 지속해왔으나, 역부족이었다는 말이다. 이처럼 수많은 실험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재정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 또한 씁쓸한 대목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재정적 어려움은 닷페이스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역의 독립 미디어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20165, “일하는 노동자들의 언론을 표방하며 지역의 노동 이슈를 끈질기게 취재·보도했던 미디어충청이 문을 닫았다. 창간한 지 87개월 만의 일이다. 미디어충청은 마지막까지 창간 정신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마지막 출고 기사 역시 유성기업의 노조 탄압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한 노동자 한광호 씨의 사연을 담았기 때문이었다. ‘99% 노동자·민중의 언론을 표방했던 뉴스셀도 같은 길을 걸었다. 이들 매체 폐간의 결과물은 무엇인가. 누구의 목소리가 축소됐는가.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독립언론들이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끈질긴 취재와 보도를 보여주고 있는 비마이너, 다양한 이슈를 민중의 시각에서 의미 있는 보도를 생산하는 참세상, 대구·경북 지역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뉴스민은 어떨까.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데가 어디 이 매체만의 문제일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같은 독립언론에는 더 실질적이고 직접적으로 타격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매체는 그동안 박근혜 정부의 ‘5인 미만인터넷 언론 강제 퇴출을 담고 있는 신문법 개정안헌법소원, 공직선거법상 인터넷실명제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행동을 진행하는 등 미디어 운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오기도 했다.

 

언론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 당연하지만 쉽게 달성할 수 없는 말이다. 특히, 레거시 미디어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그 빈 곳은 독립 미디어들이 채워주고 있다. 이들 매체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듯 돌아야 건강한 언론 환경이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닷페이스 서비스의 중단과 독립언론의 상황을 보면, 참담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균형이 깨지는 것은 곧 시민의 알권리가 축소됨을 의미한다. 단순히 각자도생만을 외치고 경쟁력 없으면 문 닫아야지라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와 국회는 언론 정상화를 이야기하며 여러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방향은 여전히 규제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미디어를 통해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미디어 실험이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저널리즘 강화를 위한 독립 미디어를 지원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닷페이스와 같이 소중한 미디어를 또다시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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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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